하누카 축제 유래와 절기의 의미

하누카 축제 하누카 유래와 절기의 의미

하누카는 유대교 전통에서 매우 중요한 절기이자, 종교적 의미와 역사적 기억이 결합된 축제입니다. 흔히 ‘빛의 축제’로 불리는 하누카는 단순한 기념일을 넘어, 신앙의 자유와 공동체의 정체성을 지켜낸 역사적 경험을 되새기는 기간으로 이해됩니다. 최근 하누카 첫날을 맞아 해외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인해 축제의 분위기가 무거워진 사례도 있었지만, 이러한 사건과 별개로 하누카 자체가 지닌 종교적·문화적 의미는 깊고 오래된 전통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하누카 축제의 유래, 하누카 절기가 가지는 종교적 의미, 그리고 오늘날 하누카가 어떻게 기념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하누카란 무엇인가

하누카(Hanukkah)는 히브리어로 ‘봉헌’ 또는 ‘다시 바침’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는 과거 예루살렘 성전이 훼손된 이후, 이를 다시 정화하고 봉헌한 사건을 기념하는 데서 비롯된 명칭입니다. 하누카는 유대력 기준으로 키슬레브월 25일에 시작하여 총 8일간 이어지며, 매년 양력으로는 11월 말에서 12월 사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절기는 유대교의 주요 명절 중 하나로, 토라에 직접 규정된 절기는 아니지만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후대의 명절로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하누카 축제의 역사적 배경

하누카의 기원은 기원전 2세기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유대 지역은 셀레우코스 왕조의 지배하에 있었고, 헬레니즘 정책에 따라 유대교 신앙과 관습이 강제로 억압받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특히 안티오코스 4세 에피파네스 왕은 유대교 의례를 금지하고, 예루살렘 성전을 이교적 제의에 사용하도록 강요했습니다. 이에 반발한 유대인들은 마카베오 가문을 중심으로 봉기를 일으켰고, 이는 소수의 신앙 공동체가 강대국에 맞서 싸운 독립 투쟁으로 기록됩니다. 결국 유대인들은 예루살렘 성전을 되찾았고, 이를 정결하게 정화한 뒤 다시 봉헌하게 되는데, 이 사건이 바로 하누카 축제의 직접적인 역사적 배경입니다.

성전 봉헌과 기름의 기적

하누카 이야기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요소는 ‘기름의 기적’입니다. 성전을 다시 봉헌하는 과정에서 성전 등불인 메노라를 밝힐 정결한 기름이 하루치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는 전승이 전해집니다. 그러나 그 기름이 무려 8일 동안 꺼지지 않고 타올랐다고 전해지며, 이를 신의 기적으로 해석합니다. 이 전승에 따라 하누카는 8일 동안 이어지게 되었고, 매일 하나씩 촛불을 밝히는 전통이 형성되었습니다. 이 기적은 물질적 부족 속에서도 신앙과 헌신이 지속될 수 있음을 상징하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집니다.

하누카 절기의 종교적 의미

하누카 절기는 단순히 과거의 승리를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유대교 전통에서 하누카는 신앙의 자유, 율법 준수, 그리고 공동체의 결속을 상징하는 시기입니다. 외부 압력과 동화 정책 속에서도 정체성을 지켜낸 경험은 오늘날까지도 유대인 공동체의 중요한 가치로 남아 있습니다. 하누카 기간 동안 집집마다 촛불을 밝히는 행위는 개인적 신앙을 넘어 공동체 전체가 빛을 공유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어둠 속에서도 희망과 지속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전달합니다.

하누카 촛대와 의례

하누카 기간에 사용되는 촛대는 ‘하누키야’라고 불리며, 일반적인 메노라와는 구분됩니다. 하누키야는 총 9개의 가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 8개는 하누카 8일을 상징하고, 나머지 하나는 ‘샤마시’라고 불리는 보조 촛불입니다. 샤마시는 다른 촛불을 밝히는 데 사용되며, 매일 해가 진 후 하루에 하나씩 촛불을 추가로 켜는 방식으로 의례가 진행됩니다. 촛불을 켤 때에는 정해진 축복문을 낭송하며, 이는 감사와 기억의 행위로 여겨집니다.

하누카 기간의 전통 음식

하누카에는 기름과 관련된 전통 음식이 함께합니다. 이는 기름의 기적을 상징적으로 기념하기 위한 문화적 요소입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감자 팬케이크인 라트케와, 기름에 튀긴 도넛 형태의 수프가니야가 있습니다. 이러한 음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역사적 기억을 일상 속에서 재현하는 역할을 합니다. 가족과 이웃이 함께 음식을 나누는 행위는 하누카가 공동체 중심의 축제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하누카와 어린이 문화

현대에 들어 하누카는 어린이 중심의 축제 요소도 강화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드레이델’이라 불리는 팽이 놀이가 전통적으로 전해지며, 이는 하누카 이야기와 결합된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소액의 동전을 주거나 선물을 나누는 관습도 존재하는데, 이는 교육과 나눔의 의미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해석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하누카가 단순히 종교적 의례에 머무르지 않고, 세대 간 전승을 통해 살아 있는 전통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하누카

오늘날 하누카는 종교적 의미와 더불어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상징적 행사로 확장되었습니다. 전 세계 유대인 공동체는 공공장소에 대형 하누키야를 설치하거나, 지역 사회와 함께 축제를 기념하기도 합니다. 이는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을 외부에 알리는 동시에, 다문화 사회 속에서 공존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이해됩니다. 다만 국제 정세나 특정 사건으로 인해 하누카 기간이 긴장 속에서 맞이되는 경우도 있어,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며 평화와 안전의 중요성을 함께 고민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누카와 종교적 절기의 차별성

하누카는 유월절이나 초막절처럼 성경에 직접 규정된 3대 절기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라는 점에서, 유대교 전통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이는 종교가 단지 교리와 율법에 국한되지 않고, 역사와 공동체의 경험을 포괄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하누카 절기는 신앙의 실천과 역사적 기억이 결합된 독특한 종교 문화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

하누카 축제는 예루살렘 성전 봉헌이라는 역사적 사건에서 출발해, 기름의 기적이라는 상징적 이야기와 함께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하누카 절기는 신앙의 자유와 공동체의 지속성을 강조하며, 촛불을 밝히는 행위를 통해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시대와 환경이 변해도 하누카가 지닌 본질적 의미는 변하지 않으며, 이는 유대교 전통이 역사와 현실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승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