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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정보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함순섭 프로필 - 국중박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정가운데에 배치되지 않은 이유

by nexocet2026 2025.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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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립경주박물관장 함순섭 프로필 - 국중박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정가운데에 배치되지 않은 이유

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해 본 분들이라면 중앙홀에 전시된 경천사지 십층석탑 앞에서 한 번쯤 고개를 갸웃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그렇게 규모가 크고 상징적인 석탑인데도, 전시 공간의 정확한 중앙축에 놓여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개 박물관의 핵심 유물은 복도나 홀의 정가운데, 시선이 자연스럽게 모이는 축선에 배치됩니다.

하지만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이 일반적인 관행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이 배치의 이유는 단순한 설계상의 실수가 아니라, 분명한 전시 철학과 역사 인식에 기반한 결정이었습니다. 이 결정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함순섭입니다.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함순섭 프로필

함순섭 전 관장은 국내 박물관 전시 기획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학문적 연구와 행정, 그리고 실제 전시 현장을 두루 경험한 전형적인 ‘전시통’으로 불립니다. 그의 이력은 단순한 직위 나열을 넘어, 오늘날 국립박물관 전시의 기본 틀을 형성한 과정과 맞닿아 있습니다.

  • 출신 지역: 경상북도 경주
  • 학력: 경북대학교 사학과 졸업, 동 대학원 진학
  • 전공 분야: 신라 금관을 비롯한 삼국시대 금공 장신구
  • 주요 경력 시작: 1991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주요 보직: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전시팀장, 고고역사부장, 국립대구박물관장, 국립경주박물관장
  • 박물관 개관 기여: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이전 및 개관 총괄, 국립대구박물관·국립김해박물관 개관 참여
  • 대표 전시 기획: 황금의 나라 신라의 왕릉 황남대총, 쇠·철·강, 한국의 허리띠 끈과 띠
  • 연구 성과: 삼국시대 금속 장신구 및 신라 왕권 상징 연구 관련 다수 논문 발표

그는 특히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이전 당시 개관전시팀장을 맡아, 기존 박물관 전시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공간 구성과 서사적 전시 방식을 도입한 핵심 인물로 평가됩니다. 이후 국립대구박물관장과 국립경주박물관장을 역임하며, 지역 박물관의 정체성을 살린 전시 기획에도 힘써 왔습니다.

국중박 경천사지 십층석탑의 전시 위치가 특별한 이유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고려 시대에 조성된 석탑으로, 화려한 장식과 독특한 조형미를 지닌 유물입니다. 그러나 이 석탑은 흔히 떠올리는 ‘고려의 전통미’를 대표하는 유물이라기보다는, 국제적 교류의 흔적이 강하게 반영된 작품입니다. 탑의 조형과 장식 요소에는 원나라를 포함한 외래적 양식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으며, 이는 당시 고려가 놓여 있던 정치적·문화적 상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전시 기획 과정에서 함순섭 전 관장을 포함한 기획진은 이 석탑을 단순히 ‘가장 화려한 유물’로만 보여주는 방식에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중앙축에 정확히 배치하는 방식은, 관람객에게 무의식적으로 ‘이 유물이 곧 우리 역사와 미의 정수’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그런 단순한 상징물로 소비되기에는 복합적인 맥락을 지닌 유물이었습니다.

중앙축에서 비켜난 배치에 담긴 전시 개념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중앙에서 약간 벗어나 배치된 것은 의도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이 배치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전달하고자 한 역사 인식과 직결됩니다. 박물관 중앙을 관통하는 긴 복도, 이른바 ‘역사의 가로’는 선사 시대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한국사의 큰 흐름을 상징하는 축선입니다. 이 축의 중심에는 우리 역사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되고 이어져 온 핵심 문화유산들이 놓입니다.

나도 이 사진을 찍으면서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정가운데에 배치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궁금했지만, 내가 SNS를 하지 않아서 질문을 하질 못했다. ㅋ

반면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고려 말이라는 특수한 시대 상황, 즉 외세의 영향과 국제 질서 속에서 만들어진 산물입니다. 따라서 이를 중앙축의 정중앙에 두는 대신, 약간 어긋난 위치에 배치함으로써 ‘우리 고유성에서 비껴난 역사적 국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관람객에게 설명 없이도 공간 배치를 통해 질문을 던지는 전시 방식입니다.

공학적 시선과 전시 공간의 관계

사진 촬영을 즐기는 관람객이나 공학적 사고에 익숙한 분들은 이 배치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일반적으로 대칭 구조의 공간에서는 중앙에 피사체를 두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구도입니다. 하지만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그 안정감을 일부러 깨뜨리는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진을 찍을 때 좌우 대칭 구도를 잡기 어렵고, 관람객은 자연스럽게 ‘왜 이 자리에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됩니다.

이러한 공간 설계는 단순한 미적 판단이 아니라, 관람 행위 자체를 사유의 과정으로 끌어들이는 장치입니다. 전시 기획자는 유물을 설명하는 글보다 공간 배치로 먼저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람객이 스스로 의미를 추적하도록 유도합니다. 함순섭 전 관장이 강조해 온 전시 철학 역시 여기에 맞닿아 있습니다.

전시 기획자로서 함순섭의 문제의식

함순섭 전 관장은 여러 인터뷰와 전시 기획 과정에서, 박물관이 단순히 유물을 나열하는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혀 왔습니다. 그는 전시가 역사 교육이자 해석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경천사지 십층석탑의 배치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집약된 사례로 평가됩니다.

이 배치는 고려의 국제성과 복합성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한국 고대사의 주체성과 흐름을 분명히 드러내려는 시도입니다. 관람객은 석탑의 화려함에 먼저 시선을 빼앗기지만, 곧 그 위치가 던지는 질문을 통해 ‘이 유물은 어떤 시대의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국립경주박물관장 재임 시기의 방향성

국립경주박물관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에도 함순섭 전 관장은 같은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신라 문화의 찬란함을 일방적으로 강조하기보다는, 신라가 처했던 국제 질서와 기술 교류, 외래 요소의 수용과 변용 과정을 함께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는 경주라는 도시가 지닌 상징성과도 연결됩니다. 경주는 신라의 수도였지만, 동시에 외부 문물이 끊임없이 유입되던 국제 도시였습니다.

그는 박물관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위대한 과거’를 감상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이면의 역사적 조건과 선택을 이해하길 바랐습니다. 경천사지 십층석탑의 전시 위치 논란과 화제는 이러한 그의 철학이 대중적으로 드러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

국립중앙박물관 중앙홀에서 경천사지 십층석탑이 정가운데에 놓여 있지 않은 이유는 우연도, 실수도 아닙니다. 이는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함순섭을 비롯한 전시 기획자들이 치밀하게 고민한 결과이며, 한국사의 고유성과 외래성이 교차하는 지점을 공간 언어로 표현한 선택입니다. 박물관은 더 이상 조용히 유물을 바라보는 장소에 머물지 않습니다. 공간과 배치를 통해 질문을 던지고, 관람객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사유의 장입니다. 경천사지 십층석탑은 그 질문의 중심에 서 있는 유물이며, 함순섭 전 관장의 전시 철학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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